271. 53. 악과 거짓이 선과 진리에 상반되는 것은 악과 거짓은 극악무도하고 지옥적이나 선과 진리는 성스럽고 천국적이기 때문인 것
악과 선이 그리고 악의 거짓과 선의 진리도 상반된다는 말은 듣기만 해도 누구나 시인한다. 그런데도 악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악이 선이라는 것 외에는 느끼지 못하고 따라서 지각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악은 그 감각 특히 시각과 청각에 기쁨을 주고, 여기서부터 그들의 사상에도 기쁨을 주고 그러므로 거기서 지각하기 때문에 거기서 나온 즐거움에서 악이 선이요 반대로 선은 악이라 한다.
보기를 들면 그 외 자유를 남용(濫用)하여 악한 것을 생각하고 행하는 사람은 그것을 자유라 하고, 반대로 자체에 있어서 선한 선을 생각하는 것을 그의 구속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은 후자는 진정으로 자유하고, 전자는 구속인 것이다.
간음을 좋아하는 사람은 간음죄를 범하는 것을 자유라 하고, 반대로 간음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간음죄를 범하는 것을 구속이라 하고, 반대로 간음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구속이라 한다. 왜냐하면 호색을 즐거워하고 순결은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만을 사랑하는 데서 나온 지배욕 안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랑 안에서 그 밖의 다른 모든 종류의 즐거움을 초월한 생명의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그는 그 사랑에 속한 것이면 무엇이나 선이라 하고, 그에 반하는 모든 것은 악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인 것이다. 이것은 다른 모든 악에 있어서도 똑같다. 그러므로 사실은 그 반대인 것이다. 이것은 다른 모든 악에 있어서도 똑같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악과 선은 정반대인 것을 시인하지만 악 안에 있는 사람은 이에 상반되는 개념을 가지며, 선 안에 있는 사람만 이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가진다.
어떠한 사람도 악 안에 있는 한 선을 보지 못하고, 선 안에 있는 사람만 선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악은 굴(窟) 속 같은 아래에 있고, 선은 산 같은 높은 곳에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