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하나님의 본질은 사랑과 지혜
1. 사랑은 사람의 생명인 것
사람은 사랑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알지만 무엇이 사랑인지는 잘 모른다. 사람은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임금은 신하를 사랑하고, 신하는 임금을 사랑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어머니는 자녀들을 사랑하고, 반대로 이 사람 또는 저 사람은 조국을, 동족을, 이웃을 사랑한다 하고, 또 사람이 인격을 떠나 추상적(抽象的)으로 그 사람은 이것 또는 저것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와 같이 흔히 쓰는 말로 사랑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낱말을 보편적으로 쓰기는 하나, 무엇이 사랑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사람은 사랑을 생각할지라도 그에 대한 어떠한 사상 개념을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는 사랑이 아무것도 아니라 하든지, 아니면 시각, 청각, 촉각으로 또는 감으로 그를 감명(感銘)케 하는 어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랑이 그의 온몸에 속한 일반적인 생명이라는 것과 그의 모든 사상의 일반적인 생명일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특수적인 생명도 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지 못한다.
만일 당신이 사랑에서 나온 애정을 떠나 어떠한 것을 생각하거나, 어떠한 것을 행할 수 있는가를 자문자답해 본다면,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지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상, 언어 및 행동은 사랑으로 있는 애정이 식어지는 정도만큼 차가워지고, 이 애정이 따뜻해지는 만큼 따스해지지 않는가.
그러나 분별력 있는 사람의 사정이 이러함을 보고 단순하게 이것을 짐작할 뿐이요, 사랑이 인간의 생명이라는 어떠한 지식도 없는 것이다.